2009년 6월 작성한 독후감을 블로그에 옮겨봅니다.
당시 회사에서 연 2회 독후감 제출이 있어 작성한걸로 기억합니다.
- 기억에 남는 구절
매일같이 새벽시장에 나가는 사장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의 부모님도 새벽시장에 다니시기 때문일까, 읽으면서 부모님을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입사하기 전 내가 아직 학생일 때, 가끔 새벽시장에 따라갔던 일이 생각이 났다. 활기찬 시장 사람들의 모습. 그곳에는 갑갑한 사무실과는 다른 생동감이 있었다.
과일 하나하나 맛을 보며 최상의 품질인 상품을 찾는 사장의 모습과, 그를 따라 시장에 간 작가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마치 그 모습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에 대해 코딩하고 있는 개발자의 모습이랄까, 혹은 소화 불가능한 짧은 일정에 늦게 까지 야근을 해가며 코딩을 하는 개발자의 모습이랄까, 난 왜 이런 것이 겹쳐져 생각이 나는 걸까? 먹다가 지쳐 도저히 먹을 수 없을 때, 포기하지 않고 토해내면서 까지 다시 먹는 그런 모습은, 열정이 아닐까? 코딩은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열정 때문에 하는 게 개발자의 모습 아닐까?
총각네야채가게를 찾는 아줌마들의 살가운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아줌마들과 그 아줌마들을 대하는 총각들의 모습을 보고 영업의 참 묘미를 느꼈다. 나는 영업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성공적인 영업이 있을까 싶다. 좋은 건 주변 아줌마들에게 소개해주고, 맛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다리 건너건너 까지 확장되는 모습. 피라미드처럼 쫙 퍼지는 영업망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내가 개발한 제품도 이렇게 팔 수 있다면? 입 소문으로 제품의 우수성과 직원들의 성실성이 전해져 고객이 더 많아 진다면? 영업은 내가, 그리고 내가 만든 제품이 살아 움직여가며 하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제품과 내가 함께 호흡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거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전문 경제 서적이 아닌, 하나의 성공적인 모델을 통해 이러한 느낌을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물론 기존에도 어렴풋이 생각하긴 했지만, 과일에 빗대어, 과일을 고르는 사장의 열정에 빗대어 그 결실이 느껴졌다고 할까?
직업 때문에 결혼에 실패한 사장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이 부분은 명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내가 연애 중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 결혼에 골인 했는지, 실패하였는지 여부는 정확히 모르겠다. 아무튼, 장사꾼 이란 이유 하나로 장인,장모에게 미움을 사게 됐다. 이는 우리네 현실이다. 과일장사, 야채장사를 한다는데, 딸 자식 가진 마음으로 누가 좋아하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지금의 현실에서는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지금의 나는?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다면 과연 개발자도 좋아할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거 오래 전이라면 환영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인기직종중의 하나였으니까. 그렇지만 언젠가부터 악순환이 이어지기 시작해 개발자=야근=박봉 이라는 수식어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여성들이 꺼리는 그런 직종에 까지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이런 현실이 답답하긴 한데, 이렇게 만든 거 자체가 하나하나의 개발자의 잘 못 이기도 하고 정부의 정책 때문이기도 하고. 기업의 잘못된 행패 때문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발자를 자신의 인부 쓰듯 하는 그런 고객 때문에 이리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만약 내가 애인이 없고, 누군가를 새로 만나길 원한다면? 현재로서는 자신감이 없다. 내 직업에 대해 스스로가 배짱이 없어서 이기 때문이다. 결국 열정으로 이어지는 문제이다.
- 개인적인 감상
올해 6월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다. 동원훈련 2박3일. 그 때 들고 간 책은 달랑 이 책 한 권 뿐이었다. 처음 가는 동원 훈련이라 굉장히 바쁠 줄 알았는데, 줄을 잘 서서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내무실에 있는 동안 책을 읽었는데, 결국 두 번이나 읽어버렸다. 훈련을 다녀 온 지 5개월이나 지났다. 책의 내용은 이제는 그런데도 아직 책의 내용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두 번 이나 집중해서 읽은 탓일까. 보통 책을 두 번 연달아 읽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기억에 남는단 얘기를 너무 돌려 한 것 같다. 영화도 그렇고 드라마도 그렇고 누군가의 성공기는 재밌고 즐겁다.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일는지 도 모르겠다. 그러고는 부러움을 느끼고, 찬사를 보낸다
성공은 꼭 남의 일만은 아니다. 나의 일이다. 인생의 목표를 성공으로 잡는다면 분명 나의 일이 된다. 성공이란 게 너무 추상적인데, 남에게 보여지는 부분은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클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을 일에 성취감을 느끼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위치에 오르는 것. 이 것이 내가 바라는 성공인데, 물론 돈도 잘 벌고 싶긴 하다.
나는 총각네 야채가게를 가보지 못 했다. 책으로 읽은 분위기만 알고 있을 뿐이다. 책이 과장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살아있는 생명감을 느꼈다. 그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이영석 사장의 열정이기도 하고. 그것을 직원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는 듯 하다. 나에게도 열정이 많았는데, 요즘은 좀 식은 듯한 느낌도 든다. 지금은 좋아하는 일과는 좀 동 떨어진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일까. 열정을 가지려 해보지만 잘 되지 않는다. 늦은 퇴근 후에는 늘 피곤함을 느끼며 무력감에 빠져 아무 것도 안 하게 되고. 그럴 때 마다 새벽 일찍 무거운 몸을 이끌고 시장으로 향하는 이영석 사장의 마음을 떠올려 보면 좋을 것 같다. 적어도 성공을 하려면 그 정도의 각오와 열정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다. 물론 지금의 업무에선 어떠한 열정을 가지기 힘들긴 하지만, 현재의 업무가 하루의 전부는 아니다. 업무 외의 시간을 활용해서 나의 열정을 키울 수도 있다. 그 노력이 가장 힘든 것 같다.
나는 이영석 사장을 보며 나의 부모님을 떠올렸다. 새벽같이 장사 준비를 해서, 장사 나가시는 부모님. 5일 중에 4일은 그렇게 장사를 나가신다. 장사 준비를 하기 위해 새벽 농수산물 시장을 다녀오시는 아버지. 물론 전문적인 지식으로 뭔가를 하기 위해 가는 건 아니지만, 열정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노력이 있다. 지금의 난 그 정도의 노력을 전혀 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열정과 노력에 대해 많이 생각한 것 같다. 올해 초 나의 꿈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그때 준비한 자료와 내가 발표한 내용을 돌이켜 보았다. 올해 계획한 목표를 얼마나 이루었는가? 정말 하고 싶은 건 하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성취감은 느꼈다. 지식 습득에 대한 기쁨일까? 하지만, 많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올 해 남은 기간 동안 그것을 이루고자 해보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 왜 진작 하지 못했을까 하는 늦은 후회. 나의 열정,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열정과 노력이 부족함을 느낄 때, 다시 한 번 책을 꺼내 들어야겠다.
- 회사에 적용할만한 아이디어나 제언
젊은 사람들의 열정. 이 한마디만 떠오른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사이는 가장 노동력이 활발한 나이 대 이다. 열정을 발휘할 나이. 주변의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다음에 술자리라도 한 번 있으면 이 주제로 얘기를 꺼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일단 나부터가 열정을 많이 잃어갔다. 지금의 업무와 현실 속에서 그러하다.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SI 라는 인력시장의 구조 속에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현실로 자리 잡혀 있으니까.
이런 환경을 깨부술, 열정을 느낄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열정은 사원들끼리 서로 느끼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위에서 끌어주는 열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의 열정을 보여주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면, 자신의 열정을 위해 좀 더 힘쓰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열정을 발휘하면, 그 열정이 모이면 그 회사가 꽃 피는 건 두말할 것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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